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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서 추천

청소년 도서 추천┃ 매트 헤이그『미드나잇 라이브러리』

by 넓은길 2024.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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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내 표지

1. 후회했던 순간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가요?

1990년대 초반 MBC에서 방영되던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인생극장’은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두 가지 상황에 놓인 주인공이 “그래! 결심했어.”라는 말과 함께 두 가지 상황 중 하나를 선택하고 그 인생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상상력과 재치가 넘치는 프로그램이라 많은 사람이 어떤 결정을 할지 고민하고 주인공의 선택에 공감도 하고 반대도 하는 그런 간접 경험을 함께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처럼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들을 매번 경험하게 됩니다. 후회도 하고 잘했다고 칭찬도 하며 자신의 과거를 반추합니다. 과거에 선택과 결정을 다르게 했으면 현재 나의 모습이 지금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있나요?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기회가 생긴다면 다른 선택을 해보고 싶은가요?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주인공 노라가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본다는 내용은 TV 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 가끔 나오는 소재라 어쩌면 너무 뻔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으면 작가의 참신한 상상력과 톡톡 튀는 창의력,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각각의 이야기에 감탄하며 따뜻한 주인공의 결정들에 공감합니다. 물론 책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재미있게 읽은 후 책꽂이에 꽂아 놓는 책이 아니라 힘들 때 두고두고 읽어 보고 싶은 삶의 철학이 담긴 책, 바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입니다. 이 책은 후회했던 순간들을 되돌리고 싶다고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입니다.
 

2. 모든 것은 나의 잘못입니다.

바로 잡아야 할 실수처럼 자신을 느끼는 어머니와 완벽한 수영 선수를 기대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주인공 ‘노라’는 자기 삶이 매우 불행하다고 느끼면서 성장합니다. 삶을 포기하려던 날, ‘노라’는 반려묘를 잃고 직장에서 해고당하며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외면받는 자신의 상황에 우울해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 병에 걸린 어머니, 오해와 갈등을 겪는 오빠에게서 느꼈던 여러 가지 고통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노라'는 삶을 그만 둘 결심하게 됩니다. 그리고 ‘노라’는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스스로의 잘못이라는 글을 남깁니다.
사실 우리는 ‘노라’처럼 자신의 선택과 결정에 대해 모든 것은 나의 잘못이라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주변의 다른 이들은 행복하게 보이는데, 내 삶만 우울하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삶이 나의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나를 둘러싼 주변 환경조차 불행하게 느껴집니다. 신이 나를 외면했다고 원망도 하며 타인을 탓하기도 하고 자기합리화에 빠지기도 합니다. 주인공의 행동은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 패턴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3. 미드나잇 라이브러리(The Midnight Library)

인생에서 희망을 못 찾은 ‘노라’는 약을 먹고 삶을 포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눈을 뜬 후 ‘노라’가 서 있는 장소는 병원이 아니라 바로 자정의 도서관이었습니다. 작가는 아주 의미 있는 공간을 주인공에게 선사합니다. 철학을 좋아하고 자신에게 매우 친절했던 엘름 부인과 만난 장소가 도서관이었기 때문에 ‘노라’에게 도서관은 아주 의미 있는 장소였던 것입니다. 이 도서관 시간은 0시 0분 0초로 시간이 변하지 않습니다. 이 도서관 사서인 ‘엘름’ 부인이 ‘노라’에게 아주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하는 기회를 줍니다.
 ‘노라’는 자신이 원했던 다양한 삶을 살아보기 시작합니다. 댄과 결혼해서 펍을 운영해 보고, 록스타로서 노래를 부르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보고, 올림픽 수영 선수로 유명해지며 테드에서 강연도 하고, 빙하학자로서 북극에서 곰도 만나 위기의 순간을 겪으며 수많은 삶을 살아봅니다. 그러나 ‘노라’는 다양한 삶 속에서도 자신이 남의 인생을 빼앗는 사기꾼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여 삶을 살았다기보다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이 자신이 원했던 삶인 것처럼 착각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4.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책 표지 첫머리에 매트 헤이그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1975년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에서 태어난 매트 헤이그는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앓았습니다. 그녀는 지인과 가족의 도움으로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마음 건강에 대한 글입니다. 이 내용으로 그녀는 우리 시대에 영향력 있는 작가로 자리매김합니다.”
 
작가는 자기 경험을 기반으로 ‘노라’를 탄생시켰습니다. ‘노라’를 통해 삶의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입니다. 삶과 죽음 사이의 간극 있다면, 그 순간 인생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삶을 다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독자에게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즉 ‘노라’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우리에게는 이 책인 것입니다. 독자들은 ‘노라’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합니다. 그리고 죽음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후회하지 않는 완벽한 인생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함께 공감하게 됩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노라’는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갖기 시작하면서,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으로 돌아옵니다. 살기를 선택한 ‘노라’의 인생은 달라졌겠죠? 노라를 둘러싼 주변 환경은 그대로인 채 ‘노라’의 마음 상태만 바뀌면서, 새롭게 인생이 시작되는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우울하고 힘든 상황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세요. 관점이 달라지면 인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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