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서 추천┃공선옥『나는 죽지 않겠다』

1. 청소년의 성장을 다룬 따뜻한 이야기

공선옥의 <나는 죽지 않겠다>에는 청소년들의 성장을 다룬 여섯 편의 단편 소설들이 실려 있습니다.
『나는 죽지 않겠다/ 일가/ 라면은 멋있다/ 힘센 봉숭아/ 울 엄마 딸/ 보리밭의 여우』
 이 단편 소설 속에는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청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그들이 정신적, 육체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깨달음을 느끼고 자아를 완성해 나가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성장을 다룬 성장소설, 각각의 주인공들이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작가의 작품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등장하며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시종일관 느껴집니다. 독자는 주인공의 성찰을 함께 경험하며 올바른 가치관과 삶에 대한 희망을 찾을 것입니다.
 

2. 문제 해결의 방법

통계청이 발표한 ‘아동 청소년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0세부터 17세 아동과 청소년의 삶의 질이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한두 가지만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청소년의 경우 가정 문제를 비롯한 환경적 요인과 이로 인한 트라우마, 우울증과 불안,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성격 등이 만성 위험 요인이 꼽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학업 스트레스와 부모, 또래와의 관계에서 겪는 대인관계 문제 등은 급성 위험 요인입니다. 작가는 이 같은 청소년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보다 긍정적이고 건강한 관점에서 해결할 필요가 있음을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자살은 옳지 않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는 죽지 않겠다>의 주인공은 요구르트 배달 일을 하시는 엄마가 돈을 빌리는 모습을 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 형편에 마음 아파합니다. 어느 날 반장이 학급비를 짝꿍인 주인공에게 맡깁니다. 주인공은 돈이 없어 힘들어하는 엄마의 가방에 일부를 몰래 넣어둡니다. 즉 학교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잘못을 저지릅니다. 며칠 후 반장이 돈을 달라고 하자 주인공은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친구로부터 더럽다는 말을 듣습니다. 선생님으로부터도 퇴학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듣고 정직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어려움에 직면한 주인공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삶을 포기할 고민합니다.
그러나 강둑에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주인공은 ‘나는 죽지 않겠다’라고 외치며 당당하게 살아가려고 결심합니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비도덕적인 인간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의 심리를 파악하다 보면 주인공은 공금 횡령에 괴로워하는 양심을 가진 청소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어려움을 아마도 긍정적으로 풀어나갈 것으로 추측하게 됩니다. 독자들은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한 주인공의 용기에 박수와 격려를 보내게 됩니다.

3. 민수의 이야기 <힘센 봉숭아>

이 책이 나올 당시에는 청소년과 어른 아르바이트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최저임금도 주지 않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아르바이트생들에 대한 대우는 좋아지고 있을까요? 아니면 아직도 부당한 대우가 일어나고 있을까요? 이 책은 고충을 겪고 있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생 ‘민수’가 화분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봉숭아를 보며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지를 다진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 ‘민수’는 가정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떡볶이집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돈을 벌고자 합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아줌마는 민수가 어리다는 이유로 꼬투리를 잡아 아르바이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습니다. 민수는 노동력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민수는 자신이 차버린 봉숭아는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돈 때문에 울지 않는 존재에 대해 떠올리며 봉숭아가 지닌 아름다움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외적인 미를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공선옥 작가는 아름다움을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힘이 센 봉숭아’의 끈질김에 비유했습니다. 외적인 아름다움에 가치를 두기보다 내면의 힘 즉 나를 지키는 의지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려는 태도가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봉숭아는 화분이 깨진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봉숭아를 보면서 주인공 민수는 자신을 되돌아봅니다. 솔직히 너무 힘든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를 선택합니다. 봉숭아처럼 다시 살아나려는 노력, 다시 해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지키려 하는 민수를 통해 작가는 청소년들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하며 우리 사회의 작은 희망을 선사합니다.

4. 우리들의 이야기

<힘센 봉숭아>의 주제는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과 ‘넘어져도 기를 쓰고 살아나고자 하는 의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연애에서도 실패하고 아르바이트에서도 돈도 제대로 못 받는 고등학생 민수의 삶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상처에도 황폐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민수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민수의 삶은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삶입니다. 사랑, 공부, 인간관계, 대학, 직장 등 우리를 좌절하게 하는 삶의 요소는 너무나 많습니다. 문제는 상처와 아픔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입니다. 민수처럼 긍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통해 독자 역시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미래를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어려운 일이 경험하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독자들은 훌훌 털어버리는 태도, 마음이 황폐해지지 않게 노력하는 민수의 자세를 자기 내면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선옥 작가의 따뜻한 소설 <선재의 노래>도 추천합니다.

 

2024.01.11 - [청소년 도서 추천] - 청소년 도서 추천┃ 공선옥『선재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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