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후에 관한 책
<내일 아침, 99℃>의 부제목은 ‘수상한 기후, 불안한 지구의 미래 이야기’입니다. 저자 ‘롤란트 크나우어’는 독일에서 분자생물학과 바이러스학, 면역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공동저자인 기자 ‘케르스틴 피어링’과 함께 세계 각지를 돌며 연구하고 취재한 내용으로 <동물 뉴스>, <위대한 탐험가들>, <북극과 남극> 등 환경과 기후 관련한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작가가 취재하고 연구했던 환경과 관련된 내용들이 이 책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목차를 열면 ‘다양한 요리가 마련된 기후 메뉴판’이라는 첫 장이 나옵니다. 작가는 기후와 날씨를 우리가 매일 접하는 요리에 비유해서 설명합니다. 다양한 재료들이 조합이 되어 다채로운 날씨와 기후 변화로 이어지는데, ‘지구 온난화’를 부글부글 끓는 요리에 비유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책의 주요 배경인 독일과 유럽의 날씨, 기후 변화에 대한 언급이 있어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의 환경 문제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2. 이상한 비
1781년 프랑스 북부에 엄청난 폭풍이 불어닥쳤는데, 이와 함께 하늘에서 작은 개구리들이 비처럼 무더기로 떨어져 내렸다고 합니다. 2006년 인도 케랄라주, 어느 마을에서도 작은 물고기가 소나기처럼 내렸습니다. 2002년 6월, 인도 샹그람푸어시에 사는 시민들은 집 위로 초록색 비가 내린 것을 목격했습니다. 새로운 화학 무기의 공격이거나 심각한 자연재해로 여겨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이 비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 벌의 똥으로 밝혀졌습니다. 망고와 코코넛 씨가 벌의 똥으로 농축된 결과 초록색을 띤 비가 내렸던 것입니다. 1818년 8월 그린란드와 캐나다령 배핀섬 근처의 눈 덮인 해안은 적갈색을 띠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눈 속에서 자란 해조류로 인해 흰 눈이 아닌 붉은색의 해안가가 나타난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이처럼 이상한 현상들이 날씨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한편 작가는 자연재해 중 가장 치명적인 피해 발생의 원인으로 홍수를 손꼽고 있습니다. 매년 홍수로 2만 5천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홍수가 물러간 지역에는 참담한 폐허만 남는다고 합니다. 홍수로 인한 유럽의 피해액은 2050년경 1년간 235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홍수는 저기압대의 이동 때문에 일어납니다. 여름에는 냉기류가 프랑스를 지나 남쪽으로 흐르고 저기압대는 이 냉기류를 따라 지중해로 흘러 들어갑니다. 지중해의 따뜻한 바닷물 위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수분을 빨아들인 뒤, 알프스산맥 동부로 이동하다가 냉기류를 타고 넘으면서 냉각되어 억수 같은 비를 퍼붓게 됩니다. 폭우와 홍수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어 이 책은 지구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줍니다.
작가는 슈퍼컴퓨터로 계산한 홍수 예보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나, 가난한 나라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경고 시스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3. 가뭄과 뇌우
폭우와 홍수도 무서운 자연재해이지만 이와 함께 가뭄도 인류에게 큰 위협을 줍니다. 2005년 4월, 아프리카 ‘자부티’의 가뭄은 가축들을 떼죽음으로 몰고, 3만여 명을 기아로 굶주리게 만들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에티오피아에서 가뭄으로 약 100만 명이 죽었다고도 합니다.
작가는 천둥과 번개, 뇌우가 생기는 현상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뇌우는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금전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주는데, 특히 번개는 대도시 상공에서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공장과 자동차에서 나온 수많은 오염물 미립자가 구름 속 수증기와 만나 작은 빗방울을 만들고, 이 빗방울이 구름의 자기 반응을 활발하게 만들어 번개를 치게 합니다. 이밖에 유럽을 강타한 폭풍, 강풍이 탄생하는 산, 위험한 열대성 회오리바람, 지상에서 부는 회오리바람 토네이도 등 다양한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위협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구과학에 대해 흥미가 높은 학생들은 꼭 한 번 읽어봐도 좋은 책입니다.
4. 날씨 예보
독일에서는 예전에는 청개구리가 날씨를 예견해 준다고 믿었기 때문에 작은 사다리가 달린 좁은 유리병 안에 청개구리를 넣어두고 날씨를 예측했다고 합니다. 불가리아의 흰죽지수리는 ‘폭풍우의 주인’이라고 불리는데 폭풍이 오기 전 상승 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릅니다. 사람들은 흰죽지수리의 나는 모습을 보고 폭우를 예측했습니다. 이밖에 생활 속 지혜로 전나무나 소나무의 솔방울, 악취 나는 변소 등을 이용해 날씨를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정확한 일기 예보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가 되었습니다. 기상 통보를 하기 위해 주변 지역과 기온을 서로 비교해 보며 기상 관측소 여러 곳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날씨 예측을 위한 과학적인 방법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기상 레이더 같은 고성능 기기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유령 구름’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중 영국군은 베를린 하늘 위로 머리카락처럼 얇은 금속 조각 ‘채프’를 뿌렸는데, 레이더의 전파가 ‘채프’에 부딪혀 반사되면 화면에는 큰 비를 머금은 먹구름이 나타나고 비행기는 거기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금속 조각 ‘채프’가 독일분의 레이더망으로부터 비행기를 숨겨 주었다고 합니다.
기상 레이더는 현재 이미 내리고 있는 비를 보여주기 때문에 기상학자들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지구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 기후 측정기를 우주에 보냅니다. 2004년 유럽 기상 위성 기구는 2세대 기상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이 인공위성으로 15분 간격으로 지구의 기후에 대한 포괄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인공위성과 레이더 장치, 기상 관측소가 보내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점점 정확한 날씨 예측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 지구의 미래
작가는 오븐처럼 뜨거웠던 태초의 지구와 거대한 얼음 공이 된 지구, 얼음처럼 차가운 남쪽, 빙하기와 간빙기, 온실 속의 지구, 열병을 앓는 지구 등 지구의 역사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슈퍼컴퓨터가 계산한 지구의 미래는 무엇일까요? 현재 가장 현실성 있는 예측은 22세기에 지구의 온도가 1.1도에서 6.4도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 정도쯤이라며 사소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작가는 그 결과가 어마어마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대륙의 해안가는 물에 잠길 것이고 수많은 동식물이 갑자기 상승한 기온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져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6. 기후 변화가 지구에 끼치는 영향
약 13만 년 전, 그린란드의 기후는 지금보다 3도 정도 높았습니다. 이 그린란드의 얼음들이 모조리 녹으면 해수면이 7미터 넘게 상승할 것이고, 그린란드 지면은 현재보다 3천 미터가 내려가고 기온은 지금보다 15도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빙산이 모조리 녹아 버린다면 빙산은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고 기후 변화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지구를 몰아갈 것입니다.
부유하는 빙상, 땅속의 메탄가스, 페루의 안데스 산맥의 빙하가 녹는 것처럼 산이 녹는 현상, 얼음 없는 알프스, 북극곰과 펭귄의 생존 위협, 새로운 동물과 새로운 전염병 등 작가는 기후 변화가 지구에 끼치는 현상을 조목조목 나열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아니라 지구에 닥쳐올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각종 사례를 제시해 줍니다. 그래서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이해를 폭넓게 할 수 있습니다.
7. 기후를 위한 대안
뉴질랜드 남섬 최북단에 관광객을 위한 양 농장을 가지고 있는 ‘론 매리엇’은 지구를 위해 숲에서 가져온 작은 나무를 노는 땅에 심기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조성된 1헥타르의 숲이 1년 동안 빨아들이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5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또한 습지 밭을 목초지로 바꾸기만 해도 기후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기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누렸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아끼고, 물을 아끼는 것과 같이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하는 불편함이 지구 온도가 더 올라가는 것을 멈추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 관련 다른 책을 읽고 싶다면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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