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경 교육을 위한 교과서
2006년 초판으로 인쇄되었던 박경화의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환경 교육 교재로 매우 훌륭한 책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다양한 정보들이 제시되어 있어 술술 읽히며, 각장마다 작가의 질문들인 ‘생각 키우기’가 수록되어 있어 독자 스스로가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듭니다. 환경 교육 교과서로 사용해도 될 정도입니다. 박경화 작가는 사실 환경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신문 인터뷰에서도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에너지 사용 줄이기 등 환경을 위해 생활에서 실천하는 소소한 일들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변화의 단계를 넘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위기에 처한 지구 환경에 주목하고 지구를 살리는 첫걸음으로 개개인의 실천, 우리들 한 명, 한 명의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생명에 대한 생각’, 2부 ‘이웃에 대한 생각’, 3부 ‘자연에 대한 생각’, 4부 ‘살림살이에 대한 생각’으로 각각의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소제목만 보아도 우리들의 달라진 생각이 환경 변화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2. 생명에 대한 생각
<고릴라가 핸드폰을 미워해>라는 제목은 ‘아프리카 숲에 사는 고릴라는 핸드폰을 사용하지도 못하는데 왜 그럴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작가는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린 핸드폰을 글쓰기의 주요 소재로 채택해 독자들에게 환경과 관련된 놀라운 사실을 전달합니다.
아프리카 콩고는 핸드폰의 주요 부품 원료인 ‘탈탄’의 주 생산지입니다. 이곳은 고릴라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탈탄’의 값이 20배나 뛰자,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콩고로 몰려오면서 고릴라의 서식지는 크게 훼손됩니다. 핸드폰 사용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릴라가 멸종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야생동물이 사라지면 생태계의 균형과 질서가 파괴되고 이는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종의 핸드폰이 등장하면 멀쩡한 핸드폰을 버리고 새로운 제품을 사는 일은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 고릴라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입니다.
1부 ‘생명에 대한 생각’에는 우리와 더불어 살아갈 동물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숲에서 무의식적으로 외치는 고함이 새와 야생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온실가스 문제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북극곰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심각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전제품이 방출하는 이산화탄소 데이터를 제시해 줌으로써 모르는 사이에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우리의 생활 태도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등 바다 쓰레기와 대규모 유전 사업으로 바다 동물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 예쁘다고 집에서 키우다가 귀찮다는 이유로 동물을 버리는 사건까지 해마다 늘고 있는 유기 동물에 대해 언급하며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동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3. 이웃에 대한 생각
이웃에 대한 생각은 우리 주변의 삶과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해외 여행을 가면 물을 사서 먹어야 하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2004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에서 ‘당신의 오줌이 세계 11억 명이 날마다 마시는 물보다 깨끗하다’는 포스터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작가는 전쟁터에서 총을 맞고 죽는 전사자들보다 오염된 물을 마시고 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물을 풍족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물로 인해 고통을 받아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지구는 늘 목이 마르다’라는 소제목을 통해 물 부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다른 나라의 상황에 대해 함께 고민을 나눠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의식주의 첫 번째인 옷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부분입니다. 사계절이 있다 보니 계절에 맞는 옷을 사야 하고 유행에도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일회용품처럼 가볍게 입고 버리는 옷들이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1957년 미국에서 발명된 비닐봉지는 원유와 천연가스 및 그 밖의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해서 만들어집니다. 사용하기 편리한 비닐봉지는 태우면 ‘다이옥신’이라는 맹독성 환경호르몬이 배출됩니다. 홍수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비닐봉지 대신에 지구를 구하는 장바구니를 사용하자는 작가의 말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4. 자연에 대한 생각
황사의 원인 중 하나로 일회용 나무젓가락 사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만들기 위해 무분별하게 나무들을 베었고 이는 결국 숲을 사라지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일회용 나무젓가락이 완전히 썩는 데만 2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웃 국가인 대한민국은 중국의 황사로 피해를 보고 있는데, 환경 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의 삶과 직결되어 있음을 경험으로 깨닫게 됩니다. 한편 작가는 에너지 부족 시대에 절약을 위한 팁으로 내복을 입으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회용 물티슈 대신 걸레와 손수건을 사용하고 중고품을 재사용함으로써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5. 살림살이에 대한 생각
지구 반대편에서는 기아로 굶주린 사람들이 많지만, 풍족한 우리들의 식탁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먹지도 못하는 음식들은 모두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작가의 제안은 매우 현명합니다. 이와 함께 도시의 밤에 대한 평가도 나옵니다. 어두운 도시에 반짝이는 전깃불은 아름다운 것이 아닌 자연을 파괴하는 공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환경 오염 문제와 관련한 작가의 경험에서 나온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독자들은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대략 알고는 있었지만 작가가 제시한 구체적인 정보와 데이터들을 통해 아주 분명하게 이 문제를 인식하게 됩니다. 인간과 자연은 분리될 수 없는 존재로 환경 보호는 우리 미래의 삶을 위해 꼭 실천해야 할 생활 습관입니다.
환경운동가인 박경화 작가의 삶은 우리에게 좋은 모범을 보여 줍니다. 시간이 없더라도 이 책으로 우리 삶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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