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식 또는 미에 관한 프로그램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유난히 많습니다. <돈쭐 내러 왔습니다>, <덩치 서바이벌 먹찌빠>, <수요미식회>, <집밥 백선생> 등 음식 관련 프로그램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재료의 탁월함과 손쉬운 요리 과정으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날씬한 연예인들이 나와 엄청나게 많은 양을 먹는 모습도 많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소위 ‘먹방’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나온 이 줄임말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외국에서도 많이 접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먹는 즐거움이 우리 삶의 행복과 연관되기 때문에 최근 들어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기획되고 있습니다. 반면 미와 관련된 프로그램도 많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분석해 보면 모두 예쁘고 날씬하며 아주 멋있게 생겼습니다. 케이팝을 대표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연예인들 대부분은 과할 정도로 날씬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성형외과, 다이어트 관련 사업들이 매우 성황을 누리고 있는 편입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롤모델’들이 바로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는 멋진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에서는 아주 많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날씬한 아이돌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외모 지상주의가 판치고 있는 세상에서 본능에 따라 맛있는 음식을 편하게 먹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날씬하게 체형을 유지할 것인가가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떠오릅니다.
2. 다이어트 학교를 선택한 이유
중학교 2학년 주인공 ‘주홍희’의 가족은 모두 뚱뚱합니다. 유머러스하고 행복한 가족이며 홍희에게 살 빼라는 말도 안 합니다. 그렇지만 홍희는 친구들의 시선 때문에 엄마, 아빠를 설득해 다이어트 학교에 들어갑니다. 40일 동안 20kg을 감량할 계획으로 들어온 이곳은 살을 빼야 하는 마이너스팀과 살을 찌워야 하는 플러스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살만 빼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만들어 주는 곳입니다. 특히 영어 회화 수업도 있고 일요일에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계획되어 있어 공부와 운동, 다이어트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던 것입니다. 홍희는 입소 전에 학교의 규칙을 잘 지키겠다고 서약하며 들어옵니다. 방송에서 알려진 예쁜 원장 선생님은 매일 아침에 조회로 설교를 시작합니다. 정신교육의 일환이죠. 그런데 그녀는 살을 빼지 못한 아이들에게 비난하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합니다. 일주일마다 성과를 공개하는데 꼴찌를 한 학생들에게는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구호를 외치게 합니다. 플러스팀인 지유는 오이에 대한 거부감으로 오이를 먹지 않는데, 원장은 억지로 오이를 먹으라고 합니다. 지유는 원장에게 대들고 그 이유로 24시간동안 혼자 있게 합니다. 다이어트 학교는 처음 입소 때의 설명과 다르게 체험학습인 워터파크도 취소하고, 영어 회화 수업도 안 하며 식사도 점점 부실해집니다. 이와 관련해 원장에게 이의제기한 선생님은 해고당하고, 원장에게 대들었던 홍희도 24시간 혼자 있는 경험을 합니다. 지하에 있고 창문도 없는 방,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는 벌은 매우 가혹합니다. 영어 회화 시간에 본 영상에서 홍희는 뚱뚱한 게 장애처럼 느껴집니다. 불행하면 뚱뚱해질 확률이 높고, 뚱뚱하면 불행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뚱뚱함의 악순환이 계속 반복된다고 자신을 설득합니다. 홍희는 처음 들어왔었을 때를 생각하며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합니다.
3. 다이어트 학교에서 탈출하다
홍희는 24일간 8kg을 감량합니다. 그러나 계속 이곳에 있으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은 예뻐지겠지만 마음은 미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숨이 막히는 다이어트 학교, ‘마주리’ 원장의 설교를 가장한 비난과 점점 줄어드는 식사량, 너무나 힘든 운동, 건물에 갇혀 마음대로 바깥 외출을 못 하는 현실에 진저리가 납니다.
홍희는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릴 때 아무 말도 못 했던 자신을 후회합니다. ‘친구들이 놀릴 때 왜 괜찮은 척을 한 걸까?’, ‘참지 말고 화를 낼 걸.’, ‘네가 그렇게 얘기하면 기분 나빠.’라는 말을 못하고 집에 와서 혼자 끙끙 앓았던 자기 모습을 떠올리며 용기를 내기 시작합니다. 옳지 않은 일에 당당하게 나서려고 합니다. 홍희는 친구들과 다이어트 학교 탈출 계획을 세웁니다. 다이어트 학교의 억압적인 분위기와 차별적인 태도에 맞서는 친구들과 일요일 새벽 3시에 방 안에 있던 완강기를 타고 건물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마침 파출소를 찾았고 연락을 받은 부모님들이 달려옵니다. 부모님들은 부당한 상황에 대해 힘들었을 아이들을 안아 줍니다.
4. 결과가 좋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나온 지 2주간 된 시점에서 홍희는 떠올립니다. 2주만 더 있었으면 살을 더 뺄 수 있었을 것이지만 잘못된 과정을 그냥 행했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그곳에서 있었던 옳지 못한 일들을 좋은 결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묵인하고 행했던 과정, 그것을 비판 없이 받아들였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합니다. 이혜정의 <다이어트 학교>는 외모 지상주의가 팽배한 사회를 비판하는 것과 함께 좋은 결과를 위해 잘못된 과정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높은 성적, 좋은 직업, 높은 직위, 더 많은 돈…… 결과 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그 노력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태도 중 상대방을 모욕하고 비방하며, 선입견과 편견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잘못된 일을 묵인하는 관행들이 잘못됨을 이 소설은 말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책인 <다이어트 학교>를 통해 외면과 내면 모두 자기 본연의 모습임을 깨닫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지기를 바랍니다. ‘비교 지옥’이라는 말처럼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할 때 사람은 괴로움에 빠지기 쉽습니다. 비교의 결과를 가치로 인정하기보다 자기 자체의 장점을 찾아 가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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