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몰 보이’와 ‘빅 보이’
제목 ‘빅 보이’란 무슨 뜻일까요? 덩치가 큰 사람을 의미할까요? 사전을 찾아보니, 영어 사전에 빅 보이(big boy)는 거물, 또는 대기업, 다 큰 남자나 ‘여보(형씨)’의 다양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그러나 작가 고정욱은 ‘스물 보이’와 대조적인 의미로 ‘빅 보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몰 보이’란 다른 사람들이 짜 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공부하고 운동하며, 자기 직업도 타인의 의도에 따라 정하는 줏대 없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빅 보이’는 훌륭한 멘토를 만나 자기 재능을 발견하고 꿈과 직업을 스스로 찾는 사람, 유연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작가 고정욱은 꿈과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작가 ‘김청강’을 통해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소설은 학업과 진로, 이성 문제에 대한 갈등을 아주 밝고 경쾌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괴로워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심각한 갈등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춘기 소년의 모습을 매우 풋풋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축구, 야구 등 최근까지 인기 있는 스포츠 선수들의 이야기가 소재로 다뤄지고 있어 청소년 독자들의 흥미를 이끄는 매력도 있습니다. 아울러 첫사랑의 풋풋한 감정도 살짝 다루고 있어, 사춘기일 때 겪을 수 있는 풍부한 감정을 간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다른 소설과 달리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일들이 유쾌하게 서술되어 술술 읽히는 책, 고정욱의 <빅 보이>입니다.
2. 현준이와 작가 ‘김청강’ 선생님
중학교 3학년 현준이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기보다 친구들과 축구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입니다.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학원을 열심히 다녀 학교 성적은 좋은 학생입니다. 어느 날 엄마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 ‘김청강’ 작가를 만납니다. 엄마는 현준이가 인문학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며 ‘김청강’ 작가에게 현준이의 공부를 부탁합니다. 현준이는 좋은 성적을 받아 삼성전자에 취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고 매주 토요일 선생님께 인문학에 관해 배우기로 합니다. 현준이 아빠는 인테리어 사업을 하셨다가 경기가 안 좋아져 집에 있게 되었고, 아빠의 실직으로 인해 엄마가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엄마는 생활고를 타개하기 위해 보험 일을 하다가 작은 레스토랑을 차려 음식을 팝니다. 이 레스토랑의 단골손님이었던 김청강 선생님께 현준이는 매주 토요일 고등학생 누나 소연이와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한자 시험도 보고 ‘양반전’에 관해 토론도 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힙니다. 김청강 선생님은 현준이에게 어른을 대하는 예의 바른 태도를 가르쳐주며 현준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게 다양한 세상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고리타분한 기성세대의 모습이 아니라 눈높이에 맞춰 현준이가 자기 길을 찾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진정한 멘토입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선망하는 최고의 회사에 들어가는 것, 남보다 공부를 잘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 이것이 진정한 행복인지에 대해 현준이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에게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요?
3. 등장 인물 분석
김청강 선생님: 두 다리가 불편한 그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 석환이의 자전거로 매일 등하교를 했습니다. 어느 날. 석환이의 자전거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김청강 선생님은 학교에 힘들고 불편하게 걸어 다녀야 했고 결국 친구와 공모해 다른 사람의 새 자전거를 가져옵니다. 들킬까 걱정이 되어 자전거 외관을 살짝 바꿔, 남의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는 선생님. 그 이후 다시 누군가가 자전거를 다시 가져가 오히려 불편한 마음이 사라졌고, 친구와 돈을 모아 중고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고 합니다. 청소년 시기에 잘못된 일을 했지만, 지금은 작가가 된 자기를 보며 청소년기의 실수나 잘못은 만회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친구 석환이와 당시 좋아했던 여학생에 대해서 현준이에게 말합니다. 소연이를 좋아하는 현준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 줍니다. 기성 세대를 대표하며 청소년들의 가치관 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진로를 찾아주는 멘토입니다.
현준이: 축구를 하다가 싫증이 나면 야구를 좋아하듯 꿈도 변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자기 진로에 대해 고민합니다. 평소 축구와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현준이는 유명한 스포츠기자와 만나 자기도 스포츠 관련 직업을 갖겠다며 목표를 변경합니다. 시대도 변하고 사회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는 마당에 꿈도 당연히 변할 수 있다는 유연한 생각을 하며, 진로에 관해 열린 마음으로 접근합니다.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직업이었던 삼성전자에 들어가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좋아하는 직업을 찾기 위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소연이에게 고백했다가 차이지만 소연이 역시 가정에 문제가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인식합니다. 멘토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청소년을 대표합니다. 여러 가지 갈등 상황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순수하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엄마와 아빠: 아빠의 실직으로 인해 엄마가 돈을 벌면서 가정 내에서 부부싸움이 자주 일어나게 됩니다. 아빠는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건, 산더미처럼 쌓인 짐이 아니라 그 위에 얹힌 낙엽 하나 때문이라고 비유하며 엄마가 화를 내는 이유는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표출된 것이라고 비유합니다. 김청강 선생님이 고등학교 시절 좋아했던 여학생이 엄마였고, 1년 선배가 아빠였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싸움은 부부간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진실합니다.
3. 세상은 변하고 나도 변해야 한다
어제와 오늘이 같은 날, 같은 순간일 수는 없습니다. 변화하는 일상속에서 꿈을 찾고 자기 갈 길을 찾아가며 삶의 의미를 계속해서 찾아 헤매는 것이 우리의 인생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초등학교 때부터 꿈이 무엇인지 정하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진로를 확실하게 정해야 합니다. 진로에 맞춰 수행평가를 준비하고 진로에 맞춰 생활기록부를 써주는 시스템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강요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일면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다소 이상적으로 사춘기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을 수 있습니다. 유쾌하고 가볍게 일상의 문제들을 풀어가게 만들어 줍니다. 좋은 사람들이 소설 곳곳에 등장하고 있어 주인공이 갈 길이 탄탄한 대로처럼 보입니다. 현준이가 좋은 선생님을 만나 긍정적이며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소설처럼 우리 삶 속에서도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이 많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청소년들에게 많이 제공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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