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이 책은 제5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수상작들은 엮은 책입니다. 총 6편의 SF 단편소설을 모아 출간된 이 책의 첫 소설은 바로 남유하의 <푸른 머리카락>입니다.
SF 관련 영화와 드라마, 소설은 늘 우리에게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 대한 물음을 동시에 던져 줍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엄청나게 편리해진 세상을 기대하게 되고, 그와 정반대로 인간의 존엄성이 로봇에게 지배되는 우울한 세상도 올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과학의 발전과 함께 미래 사회의 문제점들을 어른스럽게 펼쳐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청소년들이 주인공입니다. 우리가 예측하는 다양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소설 배경으로 등장시켜 주인공들의 선택과 결정의 문제를 묻고 있습니다. 발전한 미래에는 고민하는 문제가 달라질 수 있지만 그 결정은 바로 인간인 우리 자신이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한낙원 과학소설상’의 가치는 과학과 관련된 새로운 소설의 발굴입니다. 특히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점에서 그 의의가 높다고 판단됩니다. 보다 순수하고 긍정적인 시선들을 소설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성이 넘쳐납니다. 순수함과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이 책을 읽으면 내 안에 잠재된 순수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첫 번째 줄거리 , 미래의 청소년
<푸른 머리카락>: ‘손지유’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전학을 하게 됩니다. 배정된 자리 앞에는 ‘자이밀리언’ 학생인 재이가 있습니다. ‘자이밀리언’은 외계인입니다. 유전자 변형으로 모든 여성이 죽었기 때문에 종족 보존을 위해 지구로 옵니다. 그들은 푸른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고 바다에서는 모습이 변합니다. 코쿤 상태에서는 해수를 담수로 바꿀 수 있습니다. 지구는 물 부족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와 ‘자이밀리언’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협상을 맺습니다. 지유의 고모도 ‘자이밀리언’과 결혼해 아이를 낳았고, 고모부는 약속한 대로 바닷속에 들어가 코쿤이 되어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일을 합니다. 지구인들은 그런 ‘자이밀리언’을 차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어느 날 지유는 앞자리 재이를 바닷가 근처에서 만납니다. 학교에서와 달리 둘은 친하게 지냅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재이는 지유를 모른 척합니다. 그런 태도에 화가 난 지유는 재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합니다.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말로 인해 재이는 학교에 나오지 않고 결고 ‘자이밀리언’들이 사는 도시로 전학 갈 것을 결정합니다.
외계인과 결혼할 수 있다는 설정은 매우 참신합니다. 그러나 결혼하여 아기를 낳은 후 아빠인 ‘자이밀리언’은 해수를 담수로 바꾸기 위해 아빠 역할을 못하고 코쿤으로 남은 생을 산다는 설정은 매우 비극적입니다. ‘자이밀리언’ 아이들이 차별적인 시선을 받고 살아가는 모습은 현재 소외된 이들이 겪는 문제들과 유사합니다. 비록 미래 사회의 모습이지만 지금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손지유’라는 평범한 소녀를 통해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재이에게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재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자신의 책임을 사과할 줄 아는 성숙한 모습, 차별적 태도에 대한 반성은 미래의 청소년에게 기대하는 가치입니다. 사춘기의 순수한 마음이 담백한 문체로 쓰여 소설을 읽으면서 지유와 재이가 만들어갈 미래도 매우 순수하고 담백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3. 두 번째 줄거리, 미래 가족의 모습
<로이 서비스>: 외가댁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가지고 있나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근심과 걱정 없이 행복하게 지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있나요? 그런 경험들이 있다면 당신 삶의 시작은 매우 훌륭합니다. <로이 서비스>는 로봇 공학의 발달로 죽은 사람과 똑같은 로봇을 만들어 고객이 원하는 시간 동안 대여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살아있는 가족들에게 죽은 이와 헤어질 수 있는 준비를 하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다인이네 가족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엄마는 로이 서비스로 할아버지 대용품을 만들었습니다. 살아있을 때 효도하지 못했던 행동들은 로봇 할아버지에게 대신해 드리는 것입니다. 다인이는 대용품인 로봇을 진짜처럼 대하는 부모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한 마음에 근처 바닷가로 나갑니다. 마침 바닷가에서 놀던 이웃 아이 지호를 만나 초대를 받습니다. 아파서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며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지호를 보고 다인이는 공감합니다. 그날 로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제품을 수거하러 온 업체 사람들을 보고, 다인이는 지호가 죽었다는 사실과 원래 로이 서비스 제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복제 로봇과 복제 인간까지 만들 수 있을지 모릅니다. 작가 남유하는 참신한 상상력으로 로봇이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세팅합니다. 상상력이지만 아주 따뜻합니다. 미래의 가족들도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로이 서비스의 역할은 남아 있는 가족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인간은 역시나 이기적인 면이 있구나! 하는 씁쓸함도 생깁니다. 사업가라면 아주 성공할 만한 아이템입니다.
4.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이필원 <고등어>, 허진희 <오 퍼센트의 미래>, 이덕래 <알람이 고장 난 뒤>, 최상아 <두근두근 딜레마> 모두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쓴 청소년 주인공의 소설입니다.
특히 허진희 <오 퍼센트의 미래>에서는 평균 수명 150년의 시대를 배경으로 자신의 수명도 예측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합니다. 95%는 프로그램이 예측한 대로 살게 되며 5%는 더 일찍 죽을 수도 있고 더 오래 살 수도 있다는 가상의 데이터를 제공했습니다. 주인공은 부모님보다 일찍 죽는다는 결과지를 보고 당황해합니다. 그리고 가장 친했던 친구들도 주인공과 점차 멀어집니다. 미래에 함께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시대임에도 이 소설은 매우 참신하게 다가옵니다. 다들 노후 대책을 하면 어떻게 죽는지에 대해 고민하는데 작가는 청소년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인생이라면 어떻게 살지 고민이 없을까요? 미래를 아는 것은 재미가 없고 불안감만 더해줍니다.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책 <푸른 머리카락>의 미래의 사회의 변화를 새롭게 상상하며 삶의 문제에 대해 질문합니다. 청소년이 주인공이라 인간의 사랑의 풋풋함과 설렘을 떠올리게 되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 되새기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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